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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쿠튀르의 퇴락한 로마인들…
가끔 이 그림을 쇠퇴기의 로마인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데 원제가 Les Romains de la Decadence이므로 퇴폐한 로마인들, 퇴락한 로마인들이란 제목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굳이 원제를 보지 않고 그냥 그림만 봐도 퇴폐해 보이지 쇠퇴기까지는 너무 앞서 간게 아닌가 싶다. 물론 로마 쇠퇴기에 이런 향락적인 문화가 만연했다고 하고 데카당스란 말이 로마제국 말기의 병적인 문예의 특징을 가르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그런 의미보다는 타락, 퇴폐의 뜻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대표적인 아카데미 화가 중 한사람의 작품으로 19세기 역사화의 모든 특징을 담고 있는 그림이어서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표본이 담겨있는 그림 이지만 너무나 완벽함에 질려버리는 그림이다. 구성부터 완벽한 데생과 드로잉 등등 뭐 하나 빼먹을 것 없이 교과서적이다. 대단하고 멋진 작품이긴 하지만 뭔가 인간적인 감성측면이 부족하다. 머리로 그린 그림이라고 해야 할까?
타락한 로마인들이 환락의 밤을 보내고 맞은 아침을 묘사한 장면으로 로마의 시인 주브날Juvenal의 풍자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구상하였다.
실제였다면 음란하고 지저분해 보일 수까지도 있는 소재를 역사의 아름다운 한 순간처럼 보이게 하고 영원성을 띄게 만드는 구성과 표현 능력은 아카데미파의 대단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면 묘사의 내용과 형식은 16세기 베네치아 화가 파울로 베로네제(Paolo veronese)의 가나의 향연에서 영향을 받았다.
가나의 향연은 카나에서의 결혼 피로연 등으로 불리며 가나 지방의 한 결혼식 풍경을 담은 종교적인 그림으로 10미터에 이르는 대형화이다. 주목할 점은 악단 중 비올라는 틴토레토, 플루트는 야코포 바사노, 콘트라베이스는 티치아노, 첼로는 베로네제이다. 즉, 베로네제는 틴토레토 등 베네치아의 유명 화가들과 함께 자신을 그림에 그려 넣음으로써 스스로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를 통해 베로네제는 자신만만하고 위트가 넘치는 화가였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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