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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섬뜩한 일 당하기

아미고짱 2008. 5. 10. 22:23

란애는 겁이 없다고 자부하는 녀석이다. 시체실에서 물건 찾아오기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름 겁없음을 자랑했다. 그런데 요새 들어 정말 후달리는 일을 겪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 사람들이 이상해서 일 수도 있고, 타고난 재수없음으로 유난히 그런일을 자주 목격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일 전 밤 12시쯤 담배를 사러 근처 편의점을 간적이 있다. (잠이 안오는 밤을 보내야하는 데 담배가 없는 것만큼 흡연자에게 곤욕이 없다. 가장 담배를 끊고 싶게 만드는 순간이다.) 담배를 사오며 무심코 옆집 창문을 본적이 있다. 심장이 철렁했다. 그 이유인 즉슨 창밖을 쳐다보며 머리카락을 빗고 있는 여자때문이었다. 거울을 바라보며 빗는 것도 아니고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머리를 빗다니 그것도 밤 12시가 넘어서...무슨 심보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남 겁주려고 결심한 것 같았다. 머리속으로 링의 한장면(링2던가? 사다코가 거울을 보며 빗질하는 장면..)이 스쳐지나가며 등골이 오싹해졌던 순간이었다.

다른 일은 오늘 그것도 방금 있었던 일이다. 목이 말라 마실것을 사러 잠시 나갔다. 밤10시가 밤10시 같지 않은 동네에 살고 있지만, 오늘따라 새벽2시 못지 않은 고요함에 몇일전 그 순간이 기억이 나려던 찰나였다. 눈앞에 시동이 걸린 차가 있었다. 차앞유리로 운전자가 보였다. 여자였다. 그런데 그 여자 얼굴이 공포 프로그램에서나 나올법한 파란빛의 얼굴이었다. 호기심은 사람을 곤경에 빠지게 하던가?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차 옆을 지나는 순간 다시 한번 깜짝놀랐다. 차 안에 아무도 없는 게 아닌가? 뭐 이런일이ㅡㅡ 정말 요새 많이 힘들긴 하구나 하고 음료수를 사고 집에 돌아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어이없음에 썩소를 짓게 되었다. 옆에 사람이 안보였던 건 썬팅을 심하게 찐하게 해서였고, 그 여자 운전수의 얼굴이 파랬던 건 핸드폰으로 문자질을 하고 있어서 핸드폰 빛이 얼굴에 비쳐서였다.

으로 몇달은 이 동네에 살아야 할 것 같은 데 앞으로 무슨일이 있을 지 기대가 된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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